누에소공원과 인접한 104동 앞에서 첫걸음을 떼는 이번 신반포자이 임장은 총 4곳의 출입문을 유기적으로 아우르는 코스입니다. 103동과 102동 사잇길을 통과해 101동 앞 후문으로 빠져나간 뒤, 107동 쪽문을 거쳐 106동·105동이 위치한 정문으로 단지 안으로 진입하게 됩니다. 이후 106동 인근 놀이터를 기점으로 다시 발걸음을 돌려 출발지였던 104동 앞 누에소공원 쪽문으로 귀환하는 완벽한 한 바퀴 순환 동선입니다

누에소공원 곁으로 난 작은 문을 밀고 단지로 들어서면, 왼쪽으로는 피아또가든이 싱그러운 풍경을 펼쳐내고 있고, 오른쪽으로는 동아아파트의 건물이 이편과 바짝 맞닿아 서 있다. 시선 끝에 파스텔골프 연습장을 두고 몸을 왼쪽으로 틀자, 푸른 녹음이 터널처럼 깊게 드리워진 단지 내 소로가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왼쪽으로는 103동과 102동, 그리고 101동의 건물을 차례로 옆에 두고 걸었다. 오른쪽에는 파스텔골프연습장의 적막한 벽면이 그 길을 묵묵히 호위하듯 이어진다. 걷다 보면 문득 경원중학교의 하얀 건물이 시야를 채우고, 학교를 스치듯 발걸음을 더 디디는 순간, 어느새 발길은 신반포자이의 후문에 닿아 있었다



후문에서 왼쪽으로 몸을 틀자 101동 앞의 액티보가든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곳에는 평범한 공원 운동기구들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으나, 나무 사이로 난 길을 걷다 보면 흡사 깊은 숲속에 들어선 것 마냥 서늘하고 맑은 공기가 온몸을 감싸 안았다. 모든 동 앞에는 지상 쓰레기장이 자리하고 있다. 그곳은 토요일 아침 9시부터 일요일 저녁 6시까지 문을 굳게 닫아 건다. 토요일 이른 아침, 분주히 집안을 청소한 뒤 마감 시간에 쫓기듯 급히 쓰레기를 들고 뛰어나가던 그날의 기억이 씁쓸한 웃음과 함께 스쳐 지나갔다



어렴풋이 시야를 스치던 공사 중인 건 신반포22차 아파트였다. 그 건물을 오른쪽에 두고 돌아 나가며, 왼쪽으로는 107동을 나란히 끼고 걸었다. 이윽고 조그마한 쪽문이 시야에 걸리자마자, 그 너머로 킴스클럽의 커다란 외관이 묵직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왼쪽에는 아기자기한 미니 운동기구가 놓인 작은 공원을, 오른쪽에는 킴스클럽을 나란히 두고 몇십 미터를 묵묵히 직진했다. 그렇게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106동 앞 정문에 다다르게 되었다



106동 앞에 있는 어린이집은 제가 지금까지 본 어린이집 중 건물과 놀이터의 공간 배치가 가장 이상적이고 훌륭한 최적의 장소였다


어린이집 놀이터를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기면, 단지의 심장부인 엘리제가든이 상큼한 자태로 시야를 파고든다. 육백여 세대라는 수치는 다만 숫자에 불과할 뿐, 이 아파트는 걸음마다 숨겨진 정원들이 물결치듯 끊임없이 피어나는 경이로운 공간이 많다


102동 지하에는 클럽자이안 커뮤니티가 위치하고 있다, 지상에서 전용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도 되고 기본적으로 모든 동에서 지하1층으로 이동하면 쉽게 출입할 수 있다




아담한 체구의 피트니스 문을 열자, 그 아늑함을 배신하듯 널찍한 GX룸과 눈부신 최신 기구들이 위풍당당하게 버티고 서 있다. 세월의 흐름을 빗겨간 듯, 9년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칼날같이 관리된 기구들의 손때 묻은 은빛 광채는 이 공간이 품은 놀라운 품격을 말없이 증명하고 있다



비록 아담한 체구의 골프연습장이지만, 그 속에는 퍼팅 연습장과 스크린골프장이 알차게 자리 잡고 있다. 수천 세대의 거대한 대단지들이 자랑하는 화려한 연습장마다 매일같이 벌어지는 숨 막히는 예약 전쟁과 달리, 이곳은 언제 찾아와도 온전히 나만의 호흡으로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축복 같은 공간이다




신반포자이의 중앙 메인길을 따라 걷다 보면 우측에 디긋자 모양의 주차장 입구와 화단이 보이고, 좌측에는 파스텔골프 연습장의 인도어 그물과 구름 하늘이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단지의 중앙에 위치한 자이안센터에는 어린이 놀이터, 카페, 미니폭포, 관리사무소, 독서실등이 있다



104동에 위치한 시니어센터를 바라 보고 우측으로 돌아 들어가면 오로가든이 보이고 최초에 진입한 누에소공원 쪽문이 나타난다

104동 앞 피아또가든은 평상시에 걸어도 좋지만 비오는날 산책하면 한층 더 녹음의 향기를 느끼며 산책할 수 있다
누에소공원 쪽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킴스클럽 1관과 2관 사이로 길이 열린다. 그곳에서 마주한 2관과 3관 사이의 아파트 전경은, 청량한 늦여름 하늘 아래 싱그러운 자태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커피 마니아에게 이 아파트는 찬란한 유토피아와도 같다. 길 건너편에는 스타벅스와 폴바셋이 아침 7시부터 문을 열어젖히며 기다리고 있다. 특히 찬 바람이 코끝을 스치는 겨울철, 뜨거운 아메리카노 한 잔이 뼛속까지 간절해지는 계절이면, 이 가까운 온기는 삶이 베푸는 가장 다정한 위로가 되어 준다



어느덧 십 년의 세월을 코앞에 둔 아파트라 믿기 힘들 만큼, 신반포자이는 눈부실 정도로 결점 없이 관리되고 있다. 단지의 체구에 비해 차넘치는 정원들과 없는 것 없이 알찬 커뮤니티는 웬만한 신축 대단지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품격을 뿜어냈다
하지만 이곳의 진정한 미덕은 따로 있다. 아파트 문을 나서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닿는 킴스클럽과 뉴코아아울렛~~ 설거지 도중 세제가 떨어져도, 아이가 느닷없이 바나나를 찾더라도 10분이면 충분하다. 쿠팡이나 마켓컬리 앱을 지워버려도 삶의 불편이라곤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도시가 허락한 가장 밀도 높고 다정한 보금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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