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마천루들이 하늘을 찌르는 반포의 중심부, 그 틈바구니 깊숙한 곳에 숲의 뼈대를 품은 산책로가 숨 쉬고 있다. 101동과 102동 사이를 가로질러 105동, 107동의 외곽을 휘감아 도는 이 고즈넉한 산책로는 화려한 도시 환경 뒤편에 자리 잡은 가장 내밀하고 시원한 휴식의 공간을 드러낸다





주출입구를 방불케 하는 보조 게이트를 지나, 단지 중심부로 곧게 뻗은 메인 로드를 걷는다. 좌측을 보면 정갈하게 다듬어진 석재와 창틀을 두른 어린이집 건물이 단정하게 앉아 있다. 우측 모퉁이 너머로는 단지 주출입구와 지하로 내려앉는 주차장의 입구가 소나무 가지 사이로 언뜻 모습을 비춘다. 중앙의 넓은 포장길을 따라 백여 미터를 천천히 걸어 들어간다. 감기기운으로 인해 소매깃으로 연신 콧물을 훔쳐내며 발걸음을 잇는다
‘정문의 품격을 품은 보조출입구에서 단지 중앙으로 직진’ 동영상 보러가기



우측으로 몸을 틀어 우회전한다. 길은 문주의 형상을 띤 사각의 철제 구조물들을 연속으로 통과하며 이어진다. 수풀 한구석에 은빛으로 둥글게 빚어진 사과 모양의 조형물이 놓여 있다. 단정하게 깔린 보도블록 길을 따라 묵묵히 걷는다. 걸음은 어느덧 105동 앞에 닿는다. 건물 옆으로는 이웃한 반포르엘과의 경계를 가르는 좁고 긴 사잇길이 트여 있다. 그 사이에 작은 보조게이트 하나가 소나무와 활엽수 잎사귀 사이로 아득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길은 나뉘고, 경계는 고요하다




105동을 우측에 끼고 서른 걸음쯤 지나치자 길은 둥근 로터리로 벌어진다. 조형물을 뒤로한 채 다시 우회전하여 수풀 속 산책로로 들어선다. 잔잔한 수경가든 위로 투명한 티하우스가 단정하게 내려앉아 있다. 그 물그늘을 스쳐 지나가면, 105동에서처럼 107동의 높은 기단과 사잇길 끝의 또 다른 보조게이트가 모습을 드러낸다. 단지의 경계마다 문들이 질서정연하게 서 있다




107동을 좌측에 끼고 돌자 단지의 숲길이 길게 펼쳐진다. 우측 펜스 너머로 반포르엘의 보조게이트가 스쳐 지나간다. 초록 파라솔 아래 놓인 흰 의자들이 볕을 받아 선명하다. 단지 카페와 시니어클럽을 지나 발걸음을 잇는다. 시야가 문득 트인다. 저 멀리 솟구친 래미안원베일리의 거대한 동들 아래로, 푸른 녹음을 가득 머금은 소공원이 조용히 모습을 드러낸다




시니어클럽 건물을 나와 로터리 부근에서 106동 앞 산책로로 접어든다. 필로티 그늘을 통과해 104동으로 향하는 길목에 들어선다. 좌측 아래로 ‘클럽자이안’의 커뮤니티가 스치듯 보이고, 곧 지하로 내려가는 전용 엘리베이터가 우뚝 솟아난다. 그 뒤로 돌아들면 넓은 나무 데크가 펼쳐진다. 그 위에 잔잔한 수경가든과 빈 벤치가 서늘한 그늘을 머금은 채 고요히 자리 잡고 있다



104동 필로티를 지나자 102동 앞 놀이터가 모습을 드러낸다. 다채로운 놀이 기구들이 알차게 자리 잡고 있다. 그 곁, 학원버스를 기다리는 맘스스테이션 아래서 아빠와 아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102동 필로티 그늘을 빠져나온다. 처음 단지에 들어설 때 보았던 보조게이트의 윤곽이 저편에 보이고, 우측에는 익숙한 어린이집 건물이 다시 온전히 나타난다. 길은 비로소 제자리로 돌아온다


101동 앞 정문 쪽으로 발을 옮긴다. 길가에 길게 누운 검은 석조 수경 시설이 단정하다. 오후의 물줄기는 멈춰 있고 마른 돌 표면만이 서늘하다. 조금 더 나아가자 허공을 둥글게 가로지르는 반포센트럴자이의 거대한 곡선 문주가 시야를 가득 채운다. 절로 발걸음이 멎는다. 몸을 돌려 뒤를 바라본다. 아파트 너머로 맑고 높은 가을 하늘이 홀연히 펼쳐진다






106동과 104동 사이, 대지의 지하로 파고든 공간에 ‘클럽자이안’이 웅크리고 있다. 안으로 들어서자 사우나를 드나드는 사람들을 맞이하는 묵직한 안내 데스크가 정면을 지킨다. 깊숙하고 고요한 자리에 독서실 문이 닫혀 있고, 그 곁으로 세대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최첨단 피트니스 기구들이 빽빽하게 도열해 있다. 골프연습장 안쪽에서는 GDR 화면의 푸른빛이 타석을 비춘다. 벽면을 따라 빈틈없이 들어찬 흰 락커룸의 열들이 인상적이다. 한 켠의 GX룸은 피트니스 면적의 절반을 통째로 삼킬 만큼 광활하게 몸을 벌리고 있다

101동, 103동, 105동의 오른쪽 옆구리를 따라 길 하나가 길게 뻗어 있다. 이웃한 반포르엘의 매끄러운 유리벽과 단지 사이를 가르는 고요한 사잇길이다. 정문에서 한강쪽으로 곧게 걸어가면, 저 멀리 신반포2차의 낡은 시간으로 통하는 길이기도 하다. 밖에서 온 자들은 알지 못한다. 거대한 두 개의 신축 단지가 어깨를 맞댄 틈바구니에 이토록 아늑하고 적막한 통로가 숨어 있으리라고는 짐작조차 하지 못한다


도심의 소란과 번잡이 삶을 옥죌 듯싶으나, 단지의 문턱을 넘어서는 순간 바깥의 소음은 씻은 듯 지워진다. 언제 그런 아우성이 있었느냐는 듯, 정적 속의 산책로와 시원한 숲이 몸을 펼친다. 번화의 한복판에 숨어 고요를 품은 곳, 사람들은 이러한 집을 ‘도심속 비경’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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