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넓은 잔디밭 위로 붉은색 조형물이 눈에 먼저 박힌다. 그 길의 끝에는 인공폭포의 물줄기가 시원하게 쏟아지고, 길의 우측으로는 시니어클럽과 간판은 ‘다목적실2’라 적혔으되 실상은 야외 카페인 공간이 조용히 놓여 있다




우측을 돌아보면 저 멀리 신반포센트럴자이가 시야에 걸리고, 좌측에는 래미안 원펜타스가 우뚝 솟아 있다. 대형 어린이집을 지나 몇 걸음 옮기니, ‘더 브릴리아’라는 조그만 간판을 단 엘리베이터 입구가 모습을 드러낸다



걸음을 더 옮기면, 우측으로 두 번째 어린이집이 스쳐 간다. 야구의 ‘투수 마운드’ 생긴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르다 문득 뒤를 돌아본다. 지형의 단차 탓에 원베일리 상가는 아득히 낮아져 있고, 119동 앞을 지나칠 무렵엔 황색 조명 속에서 복도의 그림 작품이 은은한 자태를 뽐낸다




원베일리의 심장, 인공폭포와 ‘미디어 파사드’가 웅대한 모습을 드러낸다. ‘밸리 아트 라운지’라 이름 붙은 야외 벤치에 앉아 대형 화면을 바라본다. 수변 공원을 따라 고요히 발을 옮기면, 흐르는 물소리에 몸과 마음의 엉클어진 속도가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마침내 정면으로 원베일리의 끝자락, 한강변에 닿는다. 올림픽대로 위로 푸른 하늘이 환하게 트이고, 우측을 돌아보면 뻥 뚫린 전경이 가슴을 시원하게 쓸어내린다. 좌측에는 ‘스카이 9’라는 스카이카페 이정표 위로 반포디에이치클래스트의 공사 현장이 아스라이 어른거린다. 한강을 등지고 돌아서서 바라본 원베일리는, 층층이 솟은 동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팽팽하게 뽐내고 있다


소나무 우거진 ‘가든 밸리 파인’.. 고동색 데크길을 따라 소나무 짙은 내음을 맡으며 걸어간다. 그 길을 걷다 보면, 복잡하던 마음이 고요히 가라앉는 원베일리 최고의 산책길이다


104동 앞, 연파랑빛 놀이터에 선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한강변의 스카이브릿지.. 아침의 일출보다 저녁의 노을 무렵에 더욱 눈부실 것이라, 가만히 상상해 본다




놀이터 안쪽으로 발을 들이면 103동이 아득히 나타난다. 103동을 마주하고 좌측으로 돌면 105동이 모습을 드러내고, 아까 그 연파란빛 놀이터를 다시 좌측에 낀 채 우측으로 돌아 나간다




106동을 마주하고 계단을 내려간다. 우측으로 여성 전용 독서실이 스쳐 간다. 눈썰미 있는 이라면 알아차리겠으나, 남성 독서실은 앞서 117동에서 119동으로 향하는 오르막 길목 우측에 이미 스쳐 갔다. 남녀의 공간을 이토록 멀리 갈라놓은 배치 구조가 묘한 여운을 남긴다. 계단을 내려와 좌측을 둘러보면, 형이상학적인 벽화와 수경가든이 묵묵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신반포중학교 건물 앞 출구는 완만한 내리막으로 이어져 밖을 향한다




107동 앞, 주황색과 흰색이 얽힌 놀이터는 체조경기장의 전경을 옮겨 놓은 듯 독특한 이미지를 품는다. 107동 길 너머로 래미안 원펜타스의 스카이브릿지가 아스라이 걸린다. 원베일리와는 색채도 외관도 결이 사뭇 달라 보인다. 문득 고개를 돌리면, 108동 앞에 묵묵히 서 있는 나의 발끝이 내려다보인다




고전적인 놀이터를 지나치면 내리막길의 게이트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112동 앞 배드민턴장은 코트와 네트가 매섭도록 정갈하게 관리되어 있다. 112동 곁으로 스며드는 찬란한 일출이 가슴을 시원하게 적신다. 우측 대로변 계단 너머로는, 대기업 회장이나 연예인 자제들이 다닌다는 계성초등학교가 눈에 확 띈다




디귿자 형태의 110동과 111동을 빠른 걸음으로 지나치면, 113동 너머로 원베일리 상가가 지긋이 모습을 드러낸다. 좌측 편에는 우주선 모양의 대형 놀이터가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처음 진입했을 때 보았던 붉은색 조형물이 눈에 들어오며 여정은 최초의 지점으로 원복한다


임장이 끝났다고 안심하는 순간, 번뜩이는 생각 하나가 스친다. “한강변을 직접 맞대고 있는 동들을 빠트렸구나.” 부리나케 발을 돌려 101동과 102동 앞으로 달려간다. 회오리 모양의 파란 조형물을 지나치자, ‘스카이 커뮤니티 9’라 명명된 웅장한 스카이 브릿지가 눈앞에 떡 하니 버티고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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